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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1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병원실습생 권리찾기 토론회가 개최됐다. 각 지역에서 참석한 보건의료계열 대학생들이 소회의실을 가득메웠다.Ⓒ보건의료노조

 

병원실습생 설문조사 결과 발표 및 실습환경 개선방안 토론회 ‘병원실습생 권리찾기’토론회가 2월 21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지난 해 11월부터 보건의료계열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부터 이번 토론회에 이르기까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전국간호대학생대표자연합, 청년유니온이 함께 준비했으며, 이번 토론회에는 권영길 통합진보당 국회의원과 김상희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이 함께 했다.  

 

"죽더라도 병원에서 죽어라"는 말 들었던 20년 전 .. 현재 상황도 그때와 다를바 없어

 

토론회를 시작하며 한미정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이 여는인사를 전했다. 1989년 간호학과에 입학한 한 부위원장은 1991년 처음 실습생으로 병원에 들어갔을때를 떠올리면 “한 폭의 병풍이나 다름없었다”는 회고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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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 Ⓒ보건의료노조

 

“제가 20년 전 병원실습생이던 시절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실습환경에는 변함이 없음을 느끼며 씁쓸했다. 지방에서 올라오는 학생들의 경우 먼 친척집에서 두시간 넘게 출퇴근하며 실습생활을 했고, 여관에서 지내는 친구들도 있었다. 탈의실이 없어서 간호사들과 같이 썼고 비좁은 캐비넷 한 칸을 4명이 나눠썼다. 겨울이면 더 이상 옷을 걸 수 없는 그런 상황임에도 ‘그래도 우리는 자대 병원이니까 그나마 좋은 조건이다’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곤 했다. 아파서 도저히 실습할 수 없는 상황에도 기어서라도 병원에 가야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실습점수가 깎이는 상황이었다. 오죽하면 지도교수가 죽더라도 병원에서 죽으라는 말을 우리 귀에 딱지 앉도록 했을까?”라고 말하며 “지금까지 병원 실습이 교육과정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족한 보건의료인력을 메꾸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며 이제라도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보건의료노조와 전간대련, 그리고 청년유니온이 동반자가 되어 병원실습생들의 권리를 찾을 수 있다는 큰 희망을 가져본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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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길 통합진보당국회의원 Ⓒ보건의료노조

 

권영길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은 “민주노총의 오래된 숙제인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를 넘어 예비노동자가 함께하는 자리에 참석해 감격스럽다. 특히 보건의료노조가 비정규직 구직자 중심의 청년유니온과 연대한다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고 전했다. 이어 “병원실습생문제는 정부와 학교, 병원이 실습생을 상대로 속임수를 쓰고 있는 사건이다. 병원은 적당한 교육서비스와 그를 위한 전담교육인력, 교육프로그램과 기재자를 갖춰야 하지만 실상은 병원마다 제각각이며 학생들에게 잡무를 시키며 대체인력으로 사용한다. 이는 용납할 수 없는 문제며 실습비는 실습비대로, 노동력은 노동력대로 이용하는 착취나 다를바 없다. 정부는 시급히 실습생들이 병원에서 올바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알맞은 프로그램 전담인력배치를 학교와 병원에 제시해야한다.”고 전했다.

 

무면허 실습생이 실습 이틀만에 환자 '썩션', 식대는 고사하고 휴게공간 없어 빈 방사선실에서 도시락 먹어  

 

이 날 토론회에서는 '병원실습생 권리찾기 실습경험 수기‘ 당선자 시상식 및 실습환경 증언대회가 이어졌다. 장려상을 받은 이승찬 수상자는 응급구조학을 전공하며 지난 해 처음 병원실습 생활을 해봤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아침 7시 30분에 출근해야 했지만 급여는 고사하고 병원직원들 모두 제공받는 아침식사를 하지 못하며 여섯달 동안 일했다고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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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실습생 권리찾기 수기공모에서 각각 장려상과 버금상을 받은 이승찬, 조은형 수상자Ⓒ보건의료노조

 

“제가 가장 많이 한 일은 썩션이다. 이틀정도 배운 다음 제가 전적으로 썩션을 담당했다. 그때 아직 라이센스가 없었을 때였는데도 나한테 석션을 맡겼다. 썩쎤할 때도 마스크 하나와 비닐장갑이 전부였다.”라고 말했다. 환자에게 상처가 나도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어 그는 “그 외에도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 그 때 별명이 ‘해골’이었다. 정말 괴로웠던 시간이다.”고 말하며 열악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버금상을 수상한 조은형 수상자는 현재 치위생학을 전공하고 있다. 지난 해 2학년을 마친 조은형 수상자는 경기도에서 신촌과 목동, 혜화동에 위치한 병원으로 실습을 다녔다. 처음 신촌과 목동에 실습지가 있을 땐 고시원에서 생활하다가 혜화동으로 옮긴 뒤 하루 왕복 4시간을 출퇴근했다.

조은형 수상자는 “세 군데의 병원을 다니며 느낀 것은 대체적으로 실습생을 가르쳐야하는 대상이 아닌 그저 귀찮은 존재라고 생각하거나 부족한 일손을 돕는 사람 정도로 여겼다. 휴게공간이 없어 병원 한구석에 모여 싸온 도시락이나 편의점 음식을 먹었으며 옷을 갈아입을 때도 탈의실이 없어 화장실이나 비어있는 방사선실을 이용했다.” 고 실습 당시의 이야기를 토로했다.

 

실습은, 교육이다!

 

본격적인 토론 발제에 들어가기 전 조성주 청년유니온 전 정책기획팀장이 설문조사결과를 발표했다.(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20208144507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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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 청년유니온 전 정책기획팀장Ⓒ보건의료노조

 

조성주 팀장은 현재 병원실습생의 문제를 ▲학교에서 실습을 교육이라고 인식하지 않는 점

▲불투명한 실습비 운용▲과잉공급되는 보건의료계열 실습생이라 설명했다. 취업률재고의 목적으로 교과부가 보건계열학과 정원을 2000년대부터 늘여오며 병원과 학교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 놓은 것인데, 문제는 이들이 실습을 마치고 졸업을 한 뒤 라이센스가 있음에도 무급에 가까운 인턴생활을 하며 다시 ‘실습생’신분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조성주 팀장은 우선 이런 상황에 대해 “가면허 제도 등을 둬서 실질적 실습이 될 수 있다면 교육자의 지도하에 의료행위를 할 수 있고 실습도 강화되며 허드렛일 안 해도 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또 대학설립운영기준에 있는 부속시설기준강화와 실습병원인증강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실습교육환경이 열악한 것은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실습교육 프로그램을 수립할 때 교육활동에 대해 구체적 내용 확립과 휴게공간 등을 인증한 후 허가를 내야 한다. 또, 여성노동자가 많은 보건의료계열의 실습생이 고시원에서 지내는 것은 정말 불편한 지점이다. 병원이나 지자체가 유스호스텔을 제공하는 등의 방법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조 팀장은 “무엇보다 문제는 투명하지 않은 등록금 내역이다. 실습에 나가는 본인들도 실습비를 얼마나 내는지 모르고, 학교나 병원도 이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는다. 실습비를 투명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발제를 마쳤다.

 

"밥값 달라고 하면 병원이 실습생 안받는다" vs"병원실습생은 피교육자인 동시에 반半직업인"

 

토론자들의 열띤 토론도 이어졌다. 김명애 병원간호사회 회장은 우선 “개선의 주체가 누군인가를 정확히 밝혀야 한다. 병원실습생들이 체계적으로 지도해달라, 휴게공간달라, 밥달라, 숙소제공, 교통시설 제공해달라고 말하며 자기들은 대체인력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그렇게 하면 병원에서 실습생 받겠다고 할까요?”라고 운을 뗀 뒤 수간호사, 담당교수등 실습과 관련된 모든 주체의 입장을 변(變)했다. 이어 김명애 회장은 “간호교육기관에 실습에 대해 강요할 만한 법적근거가 없다. 간호대학이 의대와 달리 자연계로 분류돼있기 때문이다. 제가 제안드리는 것은 실습 주체가 대학이므로 대학교수를 뽑을 때 임상경력 5년이상으로 채용하고, 학교마다 시뮬레이션 랩을 설치하며, 실습생이 실습시 수간호사에게 현장강의를 의뢰, 학교나 병원측에서 이들에게 강사료를 지불하자”등의 제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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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애 병원간호사회회장 Ⓒ보건의료노조

 

조순영 고대의료원지부장은 이어 “실습생들과 이야기하면 학교와 병원간의 계약관계가 보인다. 병원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학교는 병원에 맞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순영 지부장은 현재 보건의료계열의 이직율이 평균 15~20%에 달한다고 설명한다. 산업평균 이직율이 4%인것에 비하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병동에는 교육전담인력배치가 어렵고 항상 신규직원 트레이닝을 해야하는 상황인데다 실습생까지 받게되면 감당이 안되는 현실이 문제임을 지적하며 “교육에 대한 병원과 학교의 입장 사이에 실습생이 있다. 그 상태에 학교와 병원 주체가 모여 평가를 받아야 하고 실습비 책정도 확인해 봐야한다. 현장에서 고충으로 느껴지지 않게끔, 더 이상 실습생을 대체인력으로 사용하지 않게끔 잘 해결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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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영 고대의료원 지부장Ⓒ보건의료노조

 

송수연 전국간호대학생대표자연합 의장은 병원실습상의 위치를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선 병원실습생은 피교육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동시에 반半직업인이라는 것이다. 송수연 의장은 이미 주지했듯 간호학은 자연계열의 일반학과와 동일하게 여겨지고 있어 실습교육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다는 문제, 실습교육병원은 주로 서울과 경기에 밀집해있으나 실습 학생은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다는 문제(서울 학교당 실습병원 수 1.6개, 경기 1.2개/ 열악한 지역의 경우 학교당 0.1개)를 지적했다. 또한 한국간호평가원에서 제시하는 임상실습 교육시간은 1000시간으로 하루 8시간씩 실습시간을 가정했을 때 약 4개월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학생간호사는 실습이 배정된 병원을 전전하며 간호행위를 직간접적으로 실습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는 것과 간호학과 전임교원 1명이 실습학생을 4년제 대학이 31.5명, 3년제 대학이 45명을 담당한다는 것은 제대로 된 실습이 불가능한 조건임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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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연 전국간호대학생대표자연합 의장 Ⓒ보건의료노조

“앞서 조성주 팀장이 발제했듯 불투명한 실습비의 사용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어떻게 책정이 됐고 어떻게 운용되는지 알아야한다. 또 실습생의 입장에서 주거와 식사는 무척 중요하다. 고민드는 것은 말씀드렸듯 아직 반半직업인의 정체성에서 대체인력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아직 학생이라는 신분, 다른 전공의 친구들은 공부한다고 학교에서 밥 주는 것이 아니라는 상황을 볼 때 고민의 여지는 충분히 있다. 이렇듯 무조건 저희가 뭘 달라고 떼쓰는 것이 아니고 요구해야 할 것이 명확하지 않아서 최소한의 정보공개요청을 드리는 것이다. 일부 국립대 병원에서는 실습생에게 식비와 피복비가 지원되는데 이에대한 지급규정을 아직 잘 모른다. 이런 것들이 필요하고 타당하다면 전체 학교로 확대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하며 “병원과 학교, 학생의 3주체가 되어야한다. 제도는 당연히 정부가 만들고, 실습지는 병원, 시뮬레이션 교육은 학교가 당연히 담당해야 하는 부분으로 누구 한쪽의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다. 어느 한쪽의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해 모두 적극적 자세로 임했을 때 이 시도가 헛되지 않고 우리후배, 간호학과 보건의료를 전공하는 모든 학생들이 국민건강권을 위해 더 나은 환경에서 교육받고 국민건강증진위해 활동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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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협회 박형철 노사협력팀장 Ⓒ보건의료노조

 

병원협회 박형철 노사협력 팀장은 토론회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네가지로 정리하며 ▲실습비 문제 ▲체계적 교육프로그램 부재 ▲대체인력으로 사용 ▲금전(숙박, 식비, 교통비 등) 문제로 요약했다. 박형철 팀장은 “여러분이 임금을 받지 못하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근로계약관계에 있지 않다는 점, 사용종속관계가 없다는 것은 여러분의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한다. 또 여러분의 근로라는 부분들이 병원은 교육이라 칭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어 실습생은 정규교과과정에 속했기 때문에 학생으로서의 지위는 당연히 보장받아야 하나, 병원이 실습생에 대한 각종 비용지원여부를 거부하는 이유는 병원의 적자경영과 실습생의 소속기관이 학교이기 때문에 책임여부를 갖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팀장은 “실습생들이 병원 업무에 일부나마 기여하고 있다는 점 인정한다. 그런데 병원에 실습생에 대한 지위보장, 금전적 지원을 하라고 하면 실습생 안받는다고 한다. 이러면 결과적으로 여러분이 어디서 교육을 받을것인가.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보건의료미래에 좋지 않다. 또 조사주체가 실습생을 대상으로만 했기 때문에 신뢰도가 낮다. 교육기관, 병원 등에 국가가 공동조사 통해서 실태파악을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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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은 보건복지부 사무관 Ⓒ보건의료노조

 

보건복지부에서 보건의료인력정책을 담당하는 이고은 사무관은 “실습과정은 교육과정”이라는 주장에 동감하며 “간호사, 의료기사 실습생 모두 소중한 보건의료 인력으로 실습은 교육과정이라는 사회적 인식과 병원과 함께하는 작업들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의료자원은 인력부터 기계까지 그 범위가 광범위하지만 가장 중요한 자원은 인력이다. 우수한 보건의료인력을 양성한다는 책임감 갖고 오늘 들은 의견 참고해서 정책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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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서울대간호학과 교수 Ⓒ보건의료노조

 

서울대 간호학과 김진현 교수가 마지막 토론자로 그동안 발제된 모든 내용을 총망라했다.

김진현 교수는 “결국 필요한 인력을 병원이 충분히 고용하지 않고 학생 인력을 대체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일정 수준의 인력을 확보하지 않은 병원에서는 교육실습 인정 안하도록 평가를 명확히 해야하며 이런 안전장치를 통해 학생들이 단순 노동력으로 활용되는 것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하며 “실습비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투명하게 밝혀야 하고, 실습생을 단순 노동력으로 사용하는 병원은 문제가 있는 병원이다. 학생들이 학교든 국회든 어디든 당당히 요구해야한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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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참석자들과 함께 Ⓒ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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